설계사 광고는 때려잡고, 보험사 횡포는 눈감는 금융당국의 위선
금융감독원이 칼을 빼들었다. 보험설계사들의 유튜브 광고가 사전 심의를 받지 않았다는 이유로 대대적인 조사에 착수했다고 한다. ‘심의필’ 표시가 없는 영상을 찾아내고, 공포 마케팅을 한다며 엄격히 제재하겠다고 한다.
좋다. 불법 광고는 단속해야 한다. 소비자를 현혹하는 과장 광고는 규제해야 한다.
하지만 왜 보험사의 횡포에는 침묵하는가?
광고 단속은 열심히, 보험금 지급 거부는 방관
금융당국이 열을 올리는 것은 “판매 단계”의 불법 광고다. 설계사가 유튜브에서 “암보험 꼭 가입하세요”라고 말하면서 심의필 표시를 안 붙였다는 것, 소비자의 불안을 자극했다는 것이 문제라고 한다.
그런데 정작 “지급 단계”에서 벌어지는 보험사의 만행에 대해서는 왜 아무 말도 하지 않는가?
약관에도 없는 ‘적정 입원일수’를 들먹이며 보험금을 삭감하는 것, 의료자문을 남용해서 정당한 청구를 거부하는 것, 이미 지급한 보험금을 몇 년 후에 다시 뺏어가려고 부당이득금 반환 소송을 남발하는 것, 정당한 청구자를 보험사기로 몰아 고소하는 것, 소송 취하를 미끼로 해지를 강요하는 것
이런 것들에 대해서는 금융감독원이 단 한 건의 제재도 하지 않았다.
기사에도 나와 있지 않은가. “2021년 3월 금융소비자보호법이 시행된 이후 보험권에서 광고 규정 위반에 따라 제재가 내려진 사례는 없다.”
광고 규정 위반은 아직 제재 사례가 없는데, 이제 설계사들을 대대적으로 조사해서 때려잡겠다는 것이다.
그럼 보험금 지급 거부, 의료자문 남용, 부당이득금 반환 소송 남발에 대한 제재는? 단 한 건이라도 있는가?
없다. 단 한 건도 없다.
의료자문 거부하면 “금감원에 민원 넣으세요”라는 보험사의 언플
더 가관인 것은 보험사들의 태도다.
의료자문은 법적으로 어떤 강제성도 없다. 고객이 거부할 수 있는 권리가 있다. 그런데 보험사는 어떻게 하는가?
“의료자문에 동의하지 않으면 보험금을 지급하지 않겠습니다.”
이것은 명백한 불법이다. 법적 근거도 없고, 약관에도 명시되어 있지 않다. 그저 보험사가 일방적으로 요구하는 것일 뿐이다.
그런데 고객이 “의료자문 거부합니다”라고 하면 보험사는 뭐라고 하는가?
“불만이 있으시면 금융감독원에 민원 넣으세요.”
대놓고 언플을 놓는다. “우리는 안 줄 거니까, 금감원 가서 따지세요. 근데 금감원 가봤자 소용없어요.“라는 뜻이다.
그리고 실제로 소용이 없다. 금감원에 민원을 넣으면 보험사는 “합리적 사유가 있어서 의료자문을 요청했다”며 적당히 해명 자료를 제출하고, 금감원은 “쌍방 주장을 검토하겠다”며 시간만 끌다가, 결국 “민사상 분쟁이므로 법원에서 해결하시라”고 한다.
보험사는 이 모든 것을 알고 있다. 그래서 대놓고 “금감원 가세요”라고 말하는 것이다.
금융감독원은 무엇을 하는가? 이런 보험사의 불법 행위에 대해 단 한 건의 제재도 하지 않는다.
설계사가 심의필 표시 안 붙인 것은 대대적으로 조사하면서, 보험사가 법적 근거 없이 보험금 지급을 거부하는 것은 방관한다.
판매는 못하게, 지급은 마음대로
금융당국의 현재 정책을 요약하면 이렇다.
“설계사는 판매를 과도하게 하지 마라. 광고도 조심해라. 심의필 표시 안 붙이면 과태료다. 하지만 보험사는 지급을 안 해도 괜찮다. 의료자문 남용해도 괜찮다. 부당 소송 해도 괜찮다. 우리는 안 본다.”
이것이 금융소비자보호인가?
이것은 보험사 보호다. 금융사업자 보호다.
소비자는 두 번 당한다.
첫 번째: 설계사 광고를 못 보니까 정보를 얻기 어렵다.
두 번째: 보험금을 청구해도 보험사가 안 주는데 금융당국은 방관한다.
이것이 금융소비자보호법의 현실이다.
설계사에게 실적 강요하고, 책임만 떠넘기는 보험사
더 황당한 것은 보험사가 설계사를 대하는 방식이다.
보험사들은 설계사에게 목표 매출액을 부여한다. 어떤 대형사는 설계사에게 다음과 같이 요구한다:
월 30만 원 매출 달성 못하면 DB(고객 정보) 제공 안 함
고객 동의 20명 이상 받아야 함
목표 미달성 시 불이익
설계사 입장에서 생각해 보자. 매출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면 DB도 안 주고, 사실상 영업을 할 수 없게 만든다. 고객 동의 20명을 받아야 한다는 것은 어떻게든 고객을 찾아야 한다는 뜻이다.
이런 압박 속에서 설계사들이 어떻게 영업을 할까?
당연히 공격적으로 할 수밖에 없다. 유튜브에 광고를 올리고, SNS에 홍보를 하고, 지인들에게 연락하고, 온갖 방법을 동원해서 고객을 찾는다.
보험사가 이런 구조를 만들어 놓은 것이다.
그런데 설계사가 과도하게 광고를 하거나 공포 마케팅을 하면 어떻게 되는가?
보험사는 발뺌한다. “그건 설계사 개인이 한 것이지, 우리는 몰라요.”
금융감독원도 설계사만 제재한다. “심의필 표시 안 붙였네요. 과태료입니다.”
보험사는? 아무 책임도 지지 않는다.
설계사를 착취하고, 책임은 설계사에게
이것은 매우 위선적인 구조다.
보험사는:
1. 설계사에게 높은 매출 목표를 강요한다
2. 목표 미달성 시 불이익을 준다
3. DB 제공도 안 해서 영업을 어렵게 만든다
4. 설계사가 어떻게든 영업을 할 수밖에 없는 구조를 만든다
그러면서:
5. 설계사가 과도하게 영업하면 “그건 개인이 한 것”이라고 발뺌한다
6. 금융당국이 제재하면 “우리는 몰랐다”고 한다
7. 모든 책임을 설계사에게 떠넘긴다
이것이 공정한가?
고용주가 직원에게 무리한 목표를 강요하고, 직원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무리하게 일하면, 그 책임은 누구에게 있는가?
당연히 고용주에게도 책임이 있다.
그런데 보험사는 모든 책임을 설계사에게만 떠넘긴다. 금융당국도 설계사만 제재한다.
보험사는 아무런 제재도 받지 않는다.
2021년 이후 단 한 건의 제재도 없었다
기사를 다시 보자.
“2021년 3월 금융소비자보호법이 시행된 이후 보험권에서 광고 규정 위반에 따라 제재가 내려진 사례는 없다.”
금융소비자보호법. 이름부터가 거창하다. 소비자를 보호하겠다는 법이다.
그런데 3년이 넘는 시간 동안 광고 규정 위반 제재가 단 한 건도 없었다?
두 가지 중 하나다.
1. 모든 설계사가 법을 완벽히 준수했다 (불가능)
2. 금융당국이 제대로 감독하지 않았다
명백히 후자다.
그러다가 갑자기 왜 지금 대대적 조사를 한다는 것인가?
쇼를 하는 것이다. “우리가 일하고 있습니다”라고 보여주는 것이다.
정작 중요한 것은 지급 단계 감독이다
금융당국이 정말로 소비자를 보호하고 싶다면, 광고 단속이 아니라 지급 단계 감독을 강화해야 한다.
보험사의 다음 행위들을 엄격히 제재해야 한다.
1. 약관에 없는 기준으로 삭감하는 행위
‘적정 입원일수’는 약관에 없다. 이를 근거로 삭감하면 제재해야 한다.
제재 내용: 과징금, 임원 해임 권고, 영업 정지
2. 의료자문을 남용하는 행위
정당한 사유 없이 의료자문을 요구하면 제재해야 한다.
고객이 거부했는데 지급을 보류하면 가중 제재해야 한다.
“금감원에 민원 넣으세요”라고 언플하는 행위도 제재해야 한다.
제재 내용: 과징금, 해당 사안 즉시 지급 명령
3. 부당이득금 반환 소송을 남발하는 행위
이미 지급한 보험금을 몇 년 후에 다시 요구하는 소송은 신중해야 한다.
명백한 근거 없이 소송을 제기하면 제재해야 한다.
제재 내용: 소송비용 전액 부담, 과징금, 피해자에게 위자료 지급 명령
4. 정당한 청구자를 보험사기로 고소하는 행위
혐의 없음이나 무혐의가 나오면 보험사를 제재해야 한다.
제재 내용: 과징금, 피해자에게 위자료 지급 명령, 해당 임원 문책
5. 소송 취하를 미끼로 해지를 강요하는 행위
이것은 명백한 불공정 거래다. 즉시 제재해야 한다.
제재 내용: 과징금, 해당 계약 복원, 피해자에게 위자료 지급 명령
6. 설계사에게 과도한 실적을 강요하는 행위
목표 미달성 시 DB 제공 안 하는 것은 부당한 압박이다.
제재 내용: 과징금, 불공정 거래 시정 명령
이런 제재가 단 한 건이라도 있었는가? 없다.
보험사가 무서워서 못하는 것 아닌가?
왜 이런 일이 벌어지는가? 이유는 간단하다.
보험사는 크고 강하고, 설계사는 작고 약하기 때문이다.
보험사는 거대 금융회사다. 로비력이 있고, 정치적 영향력이 있고, 법무팀이 있다. 금융당국이 보험사를 제재하려고 하면 온갖 방법으로 저항한다.
반면 설계사는 개인이거나 작은 GA 소속이다. 저항할 힘이 없다. 금융당국이 때려도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그러니 금융당국은 약자를 때리는 것이다.
설계사 광고 단속은 쉽다. 유튜브 영상 몇 개 찾아보고, 심의필 표시 있나 확인하고, 과태료 부과하면 끝이다. 언론도 “금융당국이 일 잘한다”고 칭찬한다.
보험사 제재는 어렵다. 의료자문 남용을 입증해야 하고, 부당 소송 여부를 판단해야 하고, 보험사의 반발을 감수해야 한다. 언론도 “금융당국이 과도하게 개입한다”고 비판할 수 있다.
그러니 쉬운 것만 한다. 약자만 때린다.
이것이 금융감독원의 실체다.
진짜 공포 마케팅은 보험사가 한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말한다. “방송매체와 온라인을 통한 보험광고가 소비자의 불안을 자극해 가입을 유도하는 사례가 많아지고 있다.”
설계사의 공포 마케팅이 문제라는 것이다.
하지만 진짜 공포 마케팅은 보험사가 한다.
“정당하게 청구해도 안 줄 수 있습니다”
“의료자문에 동의 안 하면 지급 보류합니다”
“불만 있으면 금감원에 민원 넣으세요. 근데 소용없어요.”
“이미 받은 돈 다시 토해내세요”
“보험사기로 고소할 수 있습니다”
“소송하고 싶으면 하세요. 우리는 법무팀 있습니다”
이것이 진짜 공포 마케팅이다. 소비자를 공포에 떨게 만들고, 정당한 권리를 포기하게 만드는 것이다.
그런데 금융당국은 이것에 대해서는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
설계사가 “암보험 꼭 가입하세요”라고 하면 공포 마케팅이라며 제재하면서, 보험사가 “보험금 안 줄 수도 있어요”라고 협박하는 것은 방관한다.
이것이 균형 잡힌 감독인가?
설계사들도 목소리를 내야 한다
설계사들에게도 할 말이 있다.
당신들도 피해자다.
보험사로부터 과도한 실적 압박을 받고, 목표 미달성 시 불이익을 받고, DB 제공도 안 받고, 그러면서도 모든 책임은 당신들이 지고 있다.
이것은 부당하다.
설계사들도 보험회사에서 당하고 있는 부당 행위와 부당 대우에 대해 외부에 폭로해야 한다.
보험사가 얼마나 과도한 매출 목표를 강요하는지, 목표 미달성 시 어떤 불이익을 주는지, DB 제공을 어떻게 통제하는지, 설계사를 어떻게 착취하는지 이 모든 것을 세상에 알려야 한다.
그래야 설계사들의 노동권을 보장받을 수 있다. 그래야 보험사의 책임도 물을 수 있다.
침묵하면 계속 당한다.
설계사 단체를 만들고, 노동조합을 만들고, 언론에 제보하고, 금융당국에 진정서를 제출하라.
“보험사가 우리에게 이런 실적 압박을 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과도하게 영업을 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보험사가 만든 구조 때문입니다. 모든 책임을 우리에게만 떠넘기지 마세요.”
이렇게 말해야 한다.
금융감독원은 누구 편인가?
질문을 던져야 한다.
금융감독원은 도대체 누구를 위해 존재하는가?
금융소비자를 보호하기 위해 존재한다면, 왜 소비자가 가장 큰 피해를 보는 지급 단계에서는 보험사를 방관하는가?
금융시장의 건전성을 감독하기 위해 존재한다면, 왜 보험사의 부당한 관행은 묵인하고 설계사만 때리는가?
답은 명확하다. 금융감독원은 약자를 때리기 쉬운 쪽을 선택한다.
보험사는 크고 강하니까 건드리기 어렵다. 설계사는 작고 약하니까 때리기 쉽다.
소비자? 소비자는 힘이 없으니까 무시해도 된다.
이것이 금융감독원의 실체다.
마치며: 쇼는 그만하고 진짜 일을 하라
금융감독원에게 말한다.
설계사 유튜브 광고 조사하는 것, 심의필 표시 확인하는 것, 그것도 일이다. 하지만 그것은 부차적인 일이다.
진짜 중요한 일은 보험사를 제재하는 것이다.
의료자문 남용하는 보험사 제재하라
“금감원에 민원 넣으세요”라고 언플하는 보험사 제재하라
적정 입원일수 운운하며 삭감하는 보험사 제재하라
부당이득금 반환 소송 남발하는 보험사 제재하라
정당한 청구자를 보험사기로 고소하는 보험사 제재하라
소송 취하로 해지 강요하는 보험사 제재하라
설계사에게 과도한 실적을 강요하는 보험사 제재하라
이것이 진짜 금융소비자보호다.
판매 단계에서 광고 못하게 하면서 지급 단계에서는 나몰라라 하는 것은 쇼에 불과하다.
설계사에게 실적 강요하고 책임은 설계사에게만 떠넘기는 것은 위선이다.
약자만 때리고 강자는 방관하는 것은 감독이 아니라 비겁함이다.
금융감독원이 진짜 소비자를 보호하고 싶다면, 지금 당장 보험사의 지급 거부 실태를 전수 조사하라. 의료자문 남용 사례를 전수 조사하라. 부당이득금 반환 소송 건수를 전수 조사하라. 설계사 실적 강요 실태를 전수 조사하라.
그리고 제재하라. 엄정하게 제재하라.
설계사 광고 조사하는 것의 100배, 1000배 더 중요한 일이다.
하지만 당신들은 하지 않을 것이다. 왜냐하면 보험사가 무섭기 때문이다.
그러니 쇼는 그만하라. 우리는 당신들의 위선을 알고 있다.
설계사들도 침묵하지 마라. 당신들의 노동권을 위해 싸워라. 보험사의 부당한 압박을 세상에 알려라.
그래야 바뀐다. 침묵하면 계속 당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