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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와 설계사들의 영원한 불변의 주적

보험 카르텔 파괴자 2025. 12. 25. 04:06

소비자와 설계사들의 영원한 불변의 주적

우리는 같은 적과 싸우고 있다
보험금 청구를 해본 사람이라면 안다. 수십 년간 성실히 보험료를 납부해왔지만, 정작 보험금이 필요한 순간 보험사는 온갖 이유를 들어 지급을 거부한다. “약관상 해당사항 없음”, “고지의무 위반”, “인과관계 불명확”… 변호사를 선임하거나 금융감독원에 민원을 넣어야 겨우 받아낼 수 있는 돈이 애초에 정당한 자기 권리였다는 사실을 깨닫는 순간, 우리는 묻게 된다. 대체 이 회사들은 누구를 위해 존재하는가?
보험 설계사들도 안다. 자신들이 매일 만나는 고객들이 보험금을 청구했을 때 회사가 어떻게 대응하는지를. 하지만 그들 역시 피해자다. “위촉계약”이라는 이름으로 4대 보험도, 퇴직금도, 최저임금 보장도 받지 못한 채 일한다. 초기 해지가 발생하면 이미 받은 수당을 토해내야 하고, 실적이 부진하면 언제든 계약 해지될 수 있는 불안정한 지위에 놓여 있다. 회사는 그들을 “독립사업자”라 부르지만, 실상은 회사의 영업 방침에 전적으로 종속된 노동자에 가깝다.
주식회사 보험사의 본질
그렇다면 누가 이익을 보는가? 답은 명확하다. 주주들이다.
주식회사 보험사의 1차 목표는 가입자 보호도, 설계사 복지도 아니다. 주주 이익 극대화다. 보험금 지급률을 낮추면 당기순이익이 증가하고, 설계사를 정규직이 아닌 위촉으로 고용하면 인건비를 절감할 수 있다. 그 결과는 고스란히 주주 배당과 주가 상승으로 이어진다.
2023년 기준 국내 주요 생명보험사들의 평균 당기순이익률은 상당한 수준이다. 하지만 그 이익이 어디서 나왔는지 생각해보라. 정당하게 지급되어야 할 보험금을 거부하거나 지연시켜 남은 돈, 설계사들에게 정당한 노동의 대가를 지급하지 않아 절감한 돈이 아닌가?
상호회사라는 대안
흥미로운 사실이 하나 있다. 세계적으로 보면 상호회사(mutual company) 형태의 대형 보험사들이 여럿 존재한다. 미국의 State Farm, Northwestern Mutual, MassMutual 같은 회사들이다. 이들은 주주가 없다. 가입자가 곧 소유주다.
상호회사는 구조적으로 다르다. 주주 배당 압박이 없기 때문에 보험금 지급에 더 충실할 수 있다. 장기적 안정성을 추구하므로 단기 실적에 연연하지 않아도 된다. 당연히 설계사들의 처우 개선에도 더 많은 자원을 투입할 여력이 생긴다.
물론 상호회사가 완벽한 해답은 아니다. 하지만 적어도 이해관계의 구조가 다르다. 주식회사에서는 소비자가 많이 받을수록, 설계사가 좋은 대우를 받을수록 주주의 몫이 줄어든다. 하지만 상호회사에서는 가입자의 이익이 곧 회사의 이익이다.
위촉제 폐지와 정규직 전환
설계사 문제는 더 시급하다. 보험업법과 근로기준법 사이의 회색지대에서 그들은 노동자로서의 권리를 박탈당하고 있다.
실상을 보라. 회사가 정한 상품을 팔고, 회사가 정한 방식으로 영업하며, 회사가 정한 실적 목표를 달성해야 한다. 근무시간과 장소에 대한 자율성이 있다는 이유로 “독립사업자”라고? 그렇다면 왜 회사 명함을 쓰고, 회사 시스템을 사용하며, 회사 교육을 받아야 하는가?
위촉제는 보험사가 책임은 지지 않으면서 통제는 하는, 기업에게만 유리한 편법적 고용형태다. 이를 폐지하고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것은 설계사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공정한 노동시장을 만드는 사회적 과제다.
우리의 선언
이제 우리는 분명히 선언한다.
주주 이익만을 추구하며 정당한 보험금 지급을 회피하고, 설계사에게는 위촉이라는 이름으로 노동자성을 부정하며 기본적 노동권조차 보장하지 않는 주식회사 보험사들을 우리 소비자와 설계사 모두의 권익에 가장 위해로운 제 1의 적대기업, 불변의 주적으로 규정한다.
우리는 이들 보험사의 위촉계약제를 완전히 폐지하여 설계사의 정규직 전환을 이루고, 주식회사를 가입자 중심의 상호회사로 전환시켜 민주적 지배구조를 확립하는 것을 우리 운동의 최종 목표로 결정한다.
이는 우리 노동자와 소비자 모두의 영원한 권리와 장래의 공정한 보험 생태계를 위한 천만지당한 조치다.
연대의 시작
소비자와 설계사는 대립하는 관계가 아니다. 우리는 같은 시스템의 피해자다. 소비자가 부당하게 보험금을 거부당할 때, 그 일을 처리하는 설계사 역시 괴롭다. 설계사가 불합리한 처우에 시달릴 때, 그 서비스를 받는 소비자의 만족도도 떨어진다.
우리가 함께 목소리를 낼 때, 변화는 시작될 수 있다. 금융감독원 민원, 집단소송, 입법 청원, 그리고 무엇보다 상호회사로의 전환을 요구하는 사회적 압력. 이 모든 것이 가능하다.
주식회사 보험사들이여, 명심하라. 우리는 이제 당신들의 진짜 얼굴을 알았다. 그리고 우리는 더 이상 침묵하지 않을 것이다.
“보험은 상부상조의 정신이다”라는 말을 보험사들은 광고에서 즐겨 쓴다. 이제 그 말의 진정한 의미를 실현할 때다. 주주가 아니라 가입자를 위한, 이윤이 아니라 보장을 위한 보험 생태계를 만들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