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이 또 다시 설계사 관리 강화를 외치고 있다. 제재 이력 있는 설계사의 이동을 막고, 위촉 심사를 강화하며, 12가지 필수 확인 항목을 점검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대책이 나올 때마다 되풀이되는 의문이 있다. 과연 금감원은 문제의 본질을 보고 있는가?
짜고 치는 고스톱이 아닌가
솔직히 말하자. 이 정도면 금감원과 보험회사가 짜고 치는 고스톱이 아닌지 의심스럽다. 매번 문제가 터질 때마다 금감원은 ‘설계사 관리 강화’만 외친다. 정작 실적 압박, 유지율 평가, 신계약 제어라는 구조적 문제는 절대 건드리지 않는다. 왜 그런가? 보험회사의 로비를 받으니까 진짜 해결책을 알면서도 일부러 이 시스템을 방치하는 것 아닌가?
아니면 금감원과 금융위원회 관계자들의 IQ가 원숭이 수준이라서 이 간단한 인과관계를 이해하지 못하는 것인가? 실적 압박 → 생계 위협 → 불완전판매. 이 논리가 그렇게 어려운가?
내 말이 기분 나쁘다면 방법은 간단하다. 당장 법 개정에 들어가면 된다. 위촉제 폐지하고, 국가 보험사업 체계 만들고, 보험업법 개정해라. 할 수 있으면 해봐라. 못하는 이유가 뭔가? 보험회사 눈치 보느라 못하는 거 아닌가?
구조적 모순을 외면한 채 개인만 탓하는 감독당국
유사수신에 연루된 설계사들이 다른 GA로 옮겨 영업을 계속한다는 것이 문제의 핵심이라고? 천만의 말씀이다. 진짜 문제는 설계사들이 왜 그런 불법 상품에 손을 댈 수밖에 없었는가에 있다.
현행 위촉제 하에서 설계사들은 회사에 종속되어 있으면서도 기본급 한 푼 받지 못한다. 매월 실적 목표를 채우지 못하면 해촉당하고, 유지율이 나쁘면 신계약 제어를 받는다. 실적 압박과 유지율 평가라는 이중의 족쇄를 채운 채, “알아서 먹고살아라”고 내몰리는 것이 바로 현재 설계사들의 현실이다.
이런 구조에서 설계사들에게 무슨 선택지가 있는가? 생계를 위해서라도 어떤 수단과 방법이든 동원해 계약을 따낼 수밖에 없다. 불완전판매가 나오고, 유사수신 상품에 손을 대는 것은 개인의 도덕적 해이가 아니라 시스템이 만들어낸 필연적 결과다.
그런데 금감원은 이 구조적 모순은 외면한 채, 설계사 개인만 문제 삼고 있다. 12가지 체크리스트로 ‘문제 설계사’를 걸러내면 모든 게 해결될 것처럼 포장하지만, 이는 근본적 해결책이 아니다. 오히려 회사가 마음대로 ‘문제 설계사’로 낙인찍고 해촉시킬 수 있는 또 하나의 도구만 제공할 뿐이다.
위촉제가 만들어낸 왜곡된 이해관계
현재 위촉제 시스템에서 설계사는 법적으로는 독립사업자지만, 실질적으로는 보험사에 완전히 종속되어 있다. 보험사는 설계사에게 실적 목표를 부과하고, 달성하지 못하면 불이익을 주거나 해촉한다. 유지율 관리라는 명목으로 신계약까지 통제한다.
이런 구조에서 설계사가 누구의 이익을 우선할까? 당연히 자신을 평가하고 생사여탈권을 쥔 보험사다. 고객의 이익은 뒷전이 될 수밖에 없다. 불필요한 특약을 권유하고, 해지를 막기 위해 온갖 방법을 동원하며, 심지어 고객에게 불리한 상품도 실적을 위해 판매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금감원은 이 문제를 인지하고 있는가? 실적 압박이 불완전판매의 직접적 원인이라는 것을 모르는가? 아니면 알면서도 보험사의 편의를 위해 눈감고 있는 것인가?
소비자와 설계사가 함께 목소리를 내야 한다
이 문제는 설계사만의 문제가 아니다. 소비자의 문제이기도 하다. 불완전판매로 피해를 보는 것은 소비자다. 필요 없는 보험에 가입하고, 해지하려 해도 온갖 방해를 받으며, 정작 필요할 때 제대로 된 보장을 받지 못하는 것도 소비자다.
설계사들은 이 왜곡된 시스템의 피해자이면서 동시에 가해자가 될 수밖에 없는 구조에 갇혀 있다. 소비자들은 신뢰할 수 없는 보험 상담에 계속 노출되고 있다.
이제 소비자와 설계사가 한 목소리를 내야 한다. “위촉제를 폐지하라. 국가 보험사업 체계를 구축하라. 보험을 다시 사회안전망으로 되돌려라.” 이것이 소비자도, 설계사도 모두 살 수 있는 유일한 길이다. 금감원과 보험회사의 밀월관계를 깨뜨리고, 진짜 개혁을 이끌어내려면 피해 당사자들이 연대해야 한다.
보험의 본질을 되찾아야 한다
보험이 처음 태동했을 때는 영리 목적이 아니었다. 상인들이 항해 중 발생하는 위험을 함께 분담하고, 화재로 집을 잃은 이웃을 서로 돕기 위해 만든 것이 바로 보험의 시작이었다. 상호부조, 위험 분산, 공동체의 안전망. 이것이 보험의 본래 정신이다.
그러나 보험이 사회안전망에서 영리 산업으로 변질되면서 이 순수성은 완전히 사라졌다. 이제 보험은 주주 배당과 경영진 성과급을 위한 돈벌이 수단일 뿐이다. 민간 보험사의 이익 추구 모델은 오직 보험을 돈벌이로만 생각하는 자들의 장사 행위에 불과하다.
‘보팔이’라는 말을 들어봤는가? 설계사들이 일상적으로 듣는 조롱이다. 왜 고객의 위험을 보호하고 미래를 설계해주는 전문가가 이런 조롱을 들어야 하는가? 그것은 보험이 더 이상 고객을 위한 안전망이 아니라, 보험사와 설계사가 자신들의 배를 불리기 위한 ‘팔아치우기’ 상품으로 전락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근본 원인은 바로 민간 보험사의 영리 추구 구조와 위촉제 시스템에 있다.
보험으로 얻는 수익이 어디로 가는가? 주주 배당금과 임원 성과급으로 사라진다. 하지만 보험 수익은 결식아동 지원, 사회복지 확대, 독거노인 돌봄, 장애인 지원, 저소득층 의료비 보조 같은 곳에 사용되어야 한다. 그것이 보험의 본래 정신이고, 국민의 보험료가 쓰여야 할 올바른 방향이다.
진짜 해법: 국가 보험사업 체계 구축
우리는 이미 성공적인 모델을 가지고 있다. 스포츠토토 사업, 복권 사업, 강원랜드 카지노 사업을 보라. 국가가 위탁 운영하는 이 사업들은 명확한 공익 목적과 투명한 관리 체계를 갖추고 있다. 같은 방식을 보험 사업에 적용하면 모든 문제가 해결된다.
구체적인 방안은 이렇다. 국가가 위탁 운영하는 보험회사를 설립하고, 모든 설계사는 이 국가 보험사의 상품만을 판매하게 한다. 민간 보험사들은 의무 가입 보험(책임보험, 다중이용시설 보험 등)과 다이렉트 상품만 취급할 수 있도록 제한한다. 이렇게 되면 어떤 변화가 일어나는가?
첫째, 실적 압박이 사라진다. 국가 보험사는 영리를 최우선 목표로 하지 않기 때문에 설계사에게 비현실적인 실적 목표를 강요할 이유가 없다. 설계사는 오직 고객에게 필요한 보험을 권유하는 데만 집중할 수 있다.
둘째, 유지율 평가와 신계약 제어라는 악순환이 끊어진다. 고객이 진짜 필요 없어서 해지하는 것을 막을 이유가 없다. 설계사는 처음부터 고객에게 맞는 상품을 추천하게 되고, 자연스럽게 유지율도 개선된다.
셋째, 상품의 공정성이 확보된다. 국가가 운영하는 보험사의 상품은 과도한 마진이나 불필요한 특약으로 왜곡될 이유가 없다. 순수하게 국민 보호라는 목적에 맞춰 설계된 합리적인 상품만 제공된다.
넷째, 설계사의 지위가 안정된다. 더 이상 특정 회사에 종속되지 않고, 국가 보험사업의 전문 상담가로서 독립적 지위를 갖게 된다. 기본급 보장도 가능해진다. ‘보팔이’라는 조롱에서 벗어나 진정한 전문가로 대우받을 수 있다.
다섯째, 소비자 신뢰가 회복된다. “보험사 이익을 위해 팔려고 하는 거 아닌가?“라는 의심 없이, 설계사를 진정한 조력자로 믿을 수 있게 된다. 더욱 중요한 것은, 보험금 지급 단계에서의 문제도 해결된다는 점이다. 현재 민간 보험사들은 수익을 위해 의료자문을 남발하며 보험금 삭감, 부지급, 고지의무 위반 꼬투리 잡기에 혈안이 되어 있다. 하지만 국가가 운영하는 보험사업에서는 이런 불필요한 의료자문 남발이 사라진다. 영리 추구가 목적이 아니므로, 정당한 보험금 지급을 회피할 이유가 없다. 보험금 지급이 원활해지면 소비자들은 “보험 들 때는 쉽게 받고, 보험금 받을 때는 온갖 핑계로 안 준다”는 불신에서 벗어날 수 있다.
여섯째, 보험 수익이 공익에 환원된다. 민간 보험사 주주 배당금으로 새는 돈이 결식아동, 독거노인, 장애인, 저소득층을 위해 쓰인다. 보험이 다시 사회안전망으로 기능하게 된다.
민간 보험사는 의무보험과 다이렉트로
민간 보험사들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다만 그들의 역할을 재정립하는 것이다. 의무적으로 가입해야 하는 책임보험이나 다중이용시설 보험 같은 법정 보험은 민간 보험사가 담당할 수 있다. 또한 다이렉트 상품으로 제한하면, 보험사들은 더 혁신적이고 효율적인 상품 개발에 집중하게 된다. 광고와 마케팅으로 직접 소비자에게 어필해야 하므로, 진짜 경쟁력 있는 상품만이 살아남는다.
설계사를 통한 일반 보험 판매는 전적으로 국가 보험사 체계로 일원화한다. 이렇게 하면 설계사는 더 이상 특정 회사의 이익을 대변하는 영업사원이 아니라, 고객의 입장에서 최적의 국가 보험 상품을 추천하는 전문 상담가가 된다.
이미 검증된 모델이다
이것은 허황된 이상론이 아니다. 스포츠토토는 국민체육진흥공단이 위탁 운영하면서 불법 도박을 양성화하고, 수익금을 체육 진흥에 환원한다. 복권은 기획재정부가 관리하면서 사행심을 통제하고, 공익기금을 조성한다. 강원랜드는 폐광지역 경제 살리기라는 명확한 목적으로 운영된다.
보험이야말로 이런 국가 운영 체계가 절실한 분야다. 국민의 생로병사와 직결된 사회안전망인데, 순전히 민간 기업의 이윤 추구 도구로만 방치해서는 안 된다. 지금 우리가 목격하는 불완전판매, 유사수신, 소비자 피해는 모두 보험을 오직 돈벌이 수단으로만 본 결과다. 보험의 본질을 되찾고, 수익을 진짜 필요한 곳에 쓰려면 국가가 나서야 한다.
보험업법 개정과 함께 가야 할 길
물론 국가 보험사 체계 구축과 함께 보험업법 개정도 필수다. 설계사는 고객의 대리인임을 법에 명시하고, 설계사 자격증을 국가 공인 자격으로 전환해야 한다. 국가 보험사 소속 설계사는 엄격한 윤리 기준을 준수해야 하며, 이를 위반할 경우 자격이 박탈된다.
금감원은 누구를 위해 일하는가
금감원의 이번 대책은 겉으로는 소비자 보호를 내세우지만, 실질적으로는 보험사의 책임을 덜어주고 모든 문제를 설계사 개인에게 떠넘기는 것에 불과하다. 유사수신 사태의 진짜 책임자는 누구인가? 실적 압박으로 설계사들을 내몰고, 제대로 된 관리 감독도 하지 않은 보험사와 GA 아닌가?
하지만 금감원의 대책에는 보험사의 구조적 책임을 묻는 내용이 전혀 없다. 오히려 ‘내부통제 강화’라는 명목으로 보험사에게 설계사를 더 강하게 통제할 권한만 부여하고 있다. 이것이 과연 문제 해결인가, 아니면 문제의 고착화인가?
본질을 직시하라
더 이상 미봉책으로 시간을 낭비하지 말아야 한다. 제재 이력을 12가지로 체크하든 20가지로 체크하든, 민간 보험사 위촉제라는 구조적 모순이 그대로인 한 불완전판매와 소비자 피해는 계속될 것이다.
진정한 완전판매 문화를 원한다면 답은 명확하다. 위촉제를 폐지하고, 국가 보험사업 체계를 구축하며, 설계사를 고객의 진정한 대리인으로 자리매김시켜야 한다. 스포츠토토처럼, 복권처럼, 강원랜드처럼 국가가 직접 나서야 한다. 보험의 본질을 되찾아 수익을 결식아동, 독거노인, 장애인, 저소득층을 위해 써야 한다. 그래야만 설계사는 보험사의 눈치를 보지 않고 오직 고객의 이익을 위해 일할 수 있다. 그래야만 ‘보팔이’라는 조롱에서 벗어나 전문가로 존중받을 수 있다. 그래야만 소비자는 진짜 자신에게 필요한 보험을 추천받을 수 있고, 보험금도 정당하게 받을 수 있다.
금감원은 이제라도 본질을 직시해야 한다. 설계사 개인을 단속하는 것으로는 아무것도 해결되지 않는다. 구조를 바꿔야 한다. 시스템을 바꿔야 한다. 보험을 민간 기업의 이윤 추구 수단에서 국민을 위한 사회안전망으로 되돌려야 한다.
내 말이 거슬린다면 당장 증명해 보여라. 위촉제를 폐지하고, 국가 보험사업을 만들고, 보험업법을 개정하라. 그것이 진정으로 소비자를 보호하고 설계사를 존중하는 유일한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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