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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건호의 시사초점 ] 일하는 장애인이 호구가 되어서는 안 된다 — 이제는 ‘ 근로 장려형 복지 ’ 가 필요하다

보험 카르텔 파괴자 2026. 9. 3. 10:10

[이건호의 시사초점] 일하는 장애인이 호구가 되어서는 안 된다 — 이제는 ‘근로 장려형 복지’가 필요하다

나는 기초생활보장제도가 필요 없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오히려 반드시 필요한 제도라고 생각한다.

일할 수 없거나 소득이 부족해서 기본적인 생활조차 유지하기 어려운 사람에게 국가가 최소한의 생활을 보장해주는 것은 복지국가의 당연한 역할이다.

문제는 그 다음이다.

일할 수 있는 장애인이 일을 선택했을 때, 오히려 상대적으로 손해를 보는 구조가 만들어져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나는 지금의 장애인 복지와 고용정책을 보면서 이 문제를 한번 진지하게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기초생활수급자가 되면 어떤 지원을 받을 수 있는가

2026년 기준 기초생활보장제도는 급여별로 선정기준이 다르다.

기준 중위소득을 기준으로 생계급여는 32% 이하, 의료급여는 40% 이하, 주거급여는 48% 이하, 교육급여는 50% 이하를 기준으로 운영된다. 따라서 기초생활수급자가 되었다고 해서 모든 사람이 똑같은 급여를 받는 것은 아니며, 가구의 소득과 재산, 급여별 요건 등에 따라 실제 지원 내용은 달라진다. (보건복지부⁠)

그럼에도 기초생활보장제도가 제공하는 안전망은 상당히 크다.

생계급여는 기본적인 생활을 위한 현금성 지원을 제공하고,

의료급여 수급자는 급여대상 의료비에서 법령상 정해진 본인부담을 제외한 부분을 지원받는다. (보건복지부⁠)

주거급여 역시 별도의 기준에 따라 지급된다.

즉 기초생활보장제도는 단순히 매달 생계급여 얼마를 받는 제도가 아니다.

생계·의료·주거·교육 등 여러 영역을 통해 생활을 종합적으로 지원하는 사회안전망이다.

나는 이것 자체를 문제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문제는 장애인이 일을 시작했을 때의 상황이다.

장애인에게는 또 다른 문제가 있다

장애인은 비장애인과 달리 생활 과정에서 추가적인 비용이 발생할 수 있다.

대표적인 것이 활동지원서비스다.

2026년 장애인 활동지원제도에서 생계·의료급여 수급자는 활동지원급여 본인부담금이 면제된다.

반면 차상위계층은 월 2만 원의 정액 본인부담금이 있고, 그 이상의 소득계층에서는 소득수준에 따라 활동지원급여의 4~10%를 본인부담금으로 납부한다. 2026년 활동지원급여 본인부담금 상한액은 월 21만6,200원이다. (보건복지부⁠)

여기서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장애인이 일을 시작해서 소득이 발생하면 단순히 “월급이 생겼다”로 끝나는 것이 아니다.

소득이 증가하면서 복지제도의 대상이나 지원 수준이 달라질 수 있고, 일부 서비스에서는 본인부담금이 발생하거나 증가할 수 있다.

그렇다면 장애인 입장에서는 실제로 손에 남는 돈이 얼마인지 계산하게 된다.

장애인연금도 수급자 여부에 따라 차이가 있다

장애인연금 역시 중요한 부분이다.

2026년 장애인연금의 기초급여액은 최대 월 34만9,700원이다.

여기에 부가급여가 별도로 지급되는데, 18세 이상 기준으로 일반적인 기초생활보장 수급자는 65세 미만의 경우 월 9만 원의 부가급여를 받을 수 있다.

반면 차상위계층은 월 8만 원, 차상위 초과 일반 대상자는 월 3만 원이다. 65세 이상은 급여 구조가 달라진다. (보건복지부⁠)

즉 장애인연금 역시 소득계층에 따라 실제 지급액에 차이가 발생한다.

여기에 기초생활보장제도의 생계·의료·주거 등 다른 제도까지 연결해서 생각해야 한다.

그러니 장애인이 일을 시작할 때 단순히

“월급 125만 원을 받게 됐으니까 125만 원만큼 생활이 좋아진다.”

라고 계산할 수 없는 것이다.

그래서 나는 ‘가처분소득’을 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장애인 복지정책에서 이제는 단순한 월급만 봐서는 안 된다.

실제로 장애인의 손에 얼마가 남는지를 봐야 한다.

예를 들어 어떤 장애인이 일을 해서 월 130만 원을 번다고 생각해보자.

월급만 보면 분명 소득이 증가했다.

하지만 일을 시작하면서 기존에 받던 복지급여가 줄어들고,

장애 관련 서비스의 본인부담금이 발생하고,

출퇴근 비용이나 식비 같은 근로비용까지 추가로 발생한다면,
실제로 생활이 얼마나 좋아졌는지는 다시 계산해봐야 한다.

반대로 일을 하지 않고 기초생활보장제도의 여러 지원을 받는 경우에는 직접적인 근로소득은 없더라도 다양한 사회보장제도를 통해 생활비 부담을 줄일 수 있다.

그렇다면 당사자의 입장에서

“나는 굳이 힘들게 일해서 얻는 것이 무엇이지?”

라는 생각이 들 가능성이 생긴다.

나는 이것을 개인의 근로의지 문제로만 봐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제도의 인센티브 문제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일하는 장애인이 ‘호구’가 되어서는 안 된다

나는 이 부분을 아주 강하게 이야기하고 싶다.

장애인이 일을 한다는 이유로

소득이 생기고,

복지 지원은 줄어들고,

본인부담금은 늘어나고,

교통비와 식비 등 근로에 필요한 비용은 추가로 발생하는데,

정작 월급은 충분하지 않다면,

그 사람은 어떻게 느끼겠는가.

“나는 일을 해서 도대체 무엇이 좋아졌지?”

라는 생각이 들 수밖에 없다.

이런 구조에서 장애인에게

“왜 일을 안 하려고 하느냐?”

라고 묻는 것은 순서가 뒤바뀐 질문이라고 생각한다.

먼저 물어야 한다.

“일을 하면 당신의 삶이 실제로 더 좋아지는가?”

그리고 만약 그렇지 않다면 제도를 고쳐야 한다.

나는 오히려 일하는 장애인에게 더 많이 지원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여기에서 나의 주장은 기존 복지를 없애자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반대다.

일하기 어려운 장애인에게는 충분한 복지를 제공하자.

그리고 동시에

일할 수 있고 일을 선택한 장애인에게는 더 많은 지원을 제공하자.

왜 꼭 둘 중 하나여야 하는가?

나는 이것이 충분히 양립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장애인이 취업하면 일정 기간 동안 근로 장려 성격의 추가 지원금을 지급할 수 있다.

소득이 증가했다고 기존 지원을 한꺼번에 끊는 것이 아니라 일정 기간 단계적으로 줄일 수도 있다.

활동지원 같은 장애 관련 서비스의 본인부담금 역시 일정 소득 이하의 근로 장애인에게는 추가 감면을 제공할 수 있다.

그리고 일정 수준 이상의 소득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며 장기간 근무하는 장애인에게는 추가적인 근로 인센티브를 제공할 수도 있다.

이렇게 하면 메시지가 달라진다.

현재의 복지가

“소득이 늘면 지원을 줄입니다.”

라는 방향이라면,

나는 여기에

“일을 시작하면 당신의 도전을 격려하기 위해 일정 기간 더 지원하겠습니다.”

라는 정책을 추가하자는 것이다.

기업에게도 좋은 장애인 일자리를 만들도록 해야 한다

이 문제는 기업의 장애인 고용정책과도 연결된다.

장애인 의무고용률과 장애인고용장려금의 목적이 장애인에게 직업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라면, 단순히 장애인을 몇 명 고용했는지만 볼 것이 아니라 어떤 일자리를 제공했는지도 봐야 한다.

나는 앞서 월 250만 원을 하나의 질적 고용 인정 기준으로 삼는 방안을 제안했다.

예를 들어 월 250만 원 이상의 임금을 지급하는 장애인 고용을 의무고용 실적으로 정상 인정하고,

그보다 낮은 임금으로 단시간·저임금 일자리만 반복적으로 만드는 경우에는 의무고용 인정이나 장려금 지급에 차등을 두는 것이다.

여기서 정부가 기업에게 무조건 6시간 근무를 강제할 필요도 없다.

월 250만 원이라는 기준을 만들어 놓으면 기업이 스스로 계산할 것이다.

“4시간짜리 저임금 일자리를 만들고 의무고용 혜택을 받지 못할 것인가, 아니면 근로시간을 늘리고 월 250만 원 이상의 임금을 지급해서 정식 고용으로 인정받을 것인가.”

기업이 경제적으로 판단하도록 만드는 것이다.

이것이 규제보다 인센티브를 이용하는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하면 더 지원하자

여기에 하나를 더 추가하고 싶다.

장애인 근로자를 일정 기간 안정적으로 고용한 뒤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한다면 기업에 추가적인 고용장려금을 지급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장애인 근로자 1명당 월 30만 원을 추가로 지원하는 방식이다.

그러면 기업은 단순히 장애인을 채용하는 것보다

오래 고용하고 → 안정적인 직무를 제공하고 →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하는 것

을 선택할 경제적 이유가 생긴다.

장애인에게도 안정적인 직업이 생긴다.

기업도 인센티브를 받는다.

국가도 장애인의 지속적인 경제활동을 촉진할 수 있다.

이것이 내가 생각하는 선순환 구조다.

복지는 ‘일하지 않는 사람의 보상’만이어서는 안 된다

나는 복지를 바라보는 관점 자체가 조금 바뀌었으면 한다.

복지는 어려운 사람을 보호하는 장치다.

하지만 동시에 사람이 다시 일어서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돕는 장치이기도 해야 한다.

그렇다면 일을 시작한 장애인에게

“이제 소득이 생겼으니까 지원을 줄이겠습니다.”

라고만 말하는 것보다,

“일을 시작했군요. 잘했습니다. 계속 일할 수 있도록 일정 기간 더 지원하겠습니다.”

라고 말하는 것이 훨씬 적극적인 복지정책이 아닐까.

나는 이것을 단순한 현금복지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근로 인센티브이자 사회적 투자라고 생각한다.

일을 하면 더 좋아지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비장애인 가운데 경제활동을 하는 사람이 많은 이유는 단순하다.

대부분의 경우 일을 해서 얻는 소득과 직업을 통해 얻는 기회가 경제활동을 하지 않는 것보다 훨씬 크기 때문이다.

그런데 장애인에게만

“일하면 얻는 것과 잃는 것을 잘 계산해봐야 하는 구조”

를 만들어 놓고,

그 결과 일부 장애인이 일을 선택하지 않는다면,

그것을 단순히 장애인의 의지 부족이라고 말해서는 안 된다.

일하는 것이 실제로 더 유리한 구조를 만드는 것 역시 국가의 책임이다.

나는 그래서 장애인 복지정책이

‘탈수급’을 목표로 하는 정책

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가

‘근로를 통한 자립’을 적극적으로 보상하는 정책

이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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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에게 이렇게 말할 수 있는 나라

나는 이런 사회를 보고 싶다.

일하기 어려운 장애인에게는 국가가 말한다.

“걱정하지 마십시오. 우리가 생활을 지켜드리겠습니다.”

그리고 일할 수 있고 일을 선택한 장애인에게는 이렇게 말한다.

“당신이 일하기로 결정한 것을 응원합니다. 더 오래 일하고 더 많이 벌 수 있도록 우리가 더 지원하겠습니다.”

이 두 가지는 서로 모순되지 않는다.

오히려 함께 가야 한다.

보호가 필요한 사람에게는 안전망을 제공하고, 앞으로 나아가려는 사람에게는 사다리를 제공하는 것.

그것이 진짜 복지국가라고 생각한다.

나는 장애인이 일을 했다는 이유만으로 상대적으로 손해를 보는 사회를 원하지 않는다.

일해서 월급을 받았는데,

복지는 줄어들고,

본인부담금은 늘어나고,

장애 때문에 발생하는 추가 비용까지 감당해야 한다면,

그것은 장애인에게 너무 가혹한 계산법이다.

장애인에게 일을 하라고 말하기 전에,

일하는 장애인이 정말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는지를 먼저 확인해야 한다.

나는 이제 장애인 복지정책의 질문이 바뀌었으면 한다.

“이 장애인이 얼마나 지원을 받고 있는가?”

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이 장애인이 일을 선택했을 때 얼마나 더 나아질 수 있는가?”

를 물어야 한다.

일하는 장애인이 호구가 되어서는 안 된다.

일하는 장애인이 바보가 되어서는 안 된다.

일하는 장애인이

“차라리 일을 하지 않는 게 낫겠다.”

라고 생각하게 만드는 제도라면,

그것은 장애인의 근로의지를 탓하기 전에 제도부터 다시 살펴봐야 한다.

장애인에게 일을 강요하지 말자.

대신 일하는 것이 확실히 이득이 되도록 만들자.

장애인이 일을 선택했을 때 국가가 말할 수 있어야 한다.

“당신이 일하기로 한 선택, 잘했습니다. 이제 우리가 더 밀어드리겠습니다.”

나는 그것이 앞으로 우리가 만들어가야 할 근로 장려형 장애인 복지의 모습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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