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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사기는 처벌하면서 , 보험회사의 ‘ 합법적 사기 ’ 는 왜 방치하는가

보험 카르텔 파괴자 2025. 11. 4. 22:31

보험사기는 처벌하면서, 보험회사의 ‘합법적 사기’는 왜 방치하는가
“고객님의 행복을 지켜드리겠습니다”
보험증권 첫 장에는 언제나 이런 문구가 적혀 있다. 하지만 막상 보험금을 청구하면 어떤가? 행복은커녕 더 큰 절망을 안겨주는 경우가 허다하다.
최근 네이버 지식인에 올라온 사례들을 보자.
사례 1: 과거 진료기록으로 이미 지급한 보험금까지 회수
2023년 CIN3 진단을 받은 가입자가 유사암 진단비를 청구했다. 2022년 9월과 12월에 각각 가입한 보험이었고, 3년이 지난 진단비는 아무 문제 없이 지급됐다. 그런데 3년이 안 된 수술비를 심사하던 중 보험회사는 2020년 5월의 진료기록을 들춰냈다. CIN2.3(중증 자궁경부이형성증)이라는 진단명이 문제가 됐고, 이미 지급한 진단비까지 회수하겠다고 통보했다.
여기서 핵심은 이것이다. 2020년 당시 의사는 “상피내암”이라고 말하지 않았다. 암도 아니었고, 고지 의무 항목에도 해당하지 않았다. 만약 암이라는 진단을 받았다면 당연히 수술도 했을 것이고 보험사에도 고지했을 것이다. 하지만 가입자는 자신이 아프다는 사실조차 제대로 인지하지 못한 상태였다.
사례 2: 최종진단을 받으려면 불필요한 수술을 하라는 건가
더 기가 막힌 사례도 있다. 갑상선암 진단을 받은 한 남성의 경우다. 건강검진에서 갑상선초음파 이상이 발견됐고, 미세침흡입검사(FNA) 결과 베데스다 5단계로 ‘갑상선 유두암 의심’ 소견을 받았다. 국립암센터에서 CT와 초음파 검사를 한 결과, 담당의는 “당장 수술을 원치 않는다면 적극적 관찰”을 권했다. 6개월 후 초음파와 채혈을 해서 커지면 그때 수술하기로 한 것이다.
이 환자는 일반진단서(C73 코드, 유두암 의심 상태)와 세포검사 결과지(카테고리V, 갑상선 유두암 의심)를 제출했다. 하지만 보험회사의 답변은? “최종진단이 아니라 보류”였다.
여기서 질문을 던져보자. 최종진단을 받으려면 수술을 해야 하는데, 의학적으로 적극적 관찰이 권장되는 상황이라면 조직검사를 받을 수 없는 것 아닌가? 환자에게 불필요한 수술을 강요하는 것인가? 의사는 지켜보자고 하는데 보험회사는 수술부터 하고 오라는 것인가?
이중잣대: 지급할 때는 까다롭게, 거절할 때는 대충
보험회사의 이중잣대는 여기서 극명하게 드러난다. 암 진단금을 지급할 때는 어떤가? 조직검사까지 완료해야 하고, 병리학적으로 확진된 결과가 있어야만 보험금을 준다. 그만큼 엄격한 기준을 적용한다. 심지어 조직검사가 의학적으로 어렵거나 위험한 암의 경우에도 “조직검사를 하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보험금 지급을 거절하는 일이 허다하다. 의학적 판단보다 약관이 우선인 것이다.
세상에 이런 사기집단이 또 있을까?
그런데 고지의무 위반을 따질 때는 어떤가? 확진 판결이 나온 것도 아니고, 의사조차 명확한 병명을 고지하지 않은 상태인데도 마치 가입자가 의도적으로 병명을 숨긴 것처럼 해석한다. 이것을 고의적으로 계약 해지를 노린 꽁수라고 말하지 않을 수 있는가?
보험금을 지급할 때는 조직검사, 병리학적 확진, 의사의 명확한 진단이 모두 필요하다고 하면서, 계약을 해지하고 보험금을 회수할 때는 애매한 과거 진료기록 하나만으로도 충분하다는 것이다. 이런 사기집단이 과연 고지의무 위반을 논할 자격이나 있는가?
보험사기는 엄벌, 보험회사의 부당지급거절은?
우리 사회는 보험사기에 대해 단호하다. 허위로 사고를 꾸미거나 과다 청구를 하면 형사처벌을 받는다.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반대의 경우는 어떤가?
보험회사가 약관을 악용해 정당한 보험금 지급을 거부하거나, 수년 전 진료기록을 뒤져가며 트집을 잡아 이미 지급한 돈까지 회수하려 할 때, 이것은 왜 사기가 아닌가? 법적으로는 ‘약관에 따른 정당한 심사’라고 포장되지만, 실질적으로는 가입자를 기만한 것과 다름없다.
가입 당시에는 친절하게 설명하며 가입을 권유하고, 보험료는 꼬박꼬박 받아가면서, 정작 보험금을 청구하면 손해사정사를 보내 과거 기록을 샅샅이 뒤진다. 가입자가 알지도 못했던, 의사조차 큰 문제로 여기지 않았던 과거 진료 내역을 근거로 지급을 거부한다. 의학적으로 불필요한 수술을 강요하기도 한다. 이것이 “고객의 행복을 지키는” 방식인가?
설계사들도 알고 있다, 다만 말하지 않을 뿐
더 큰 문제는 대부분의 보험설계사들도 이런 현실을 알고 있다는 것이다. 다만 영업을 하기 위해 고객들에게 미리 말하지 않는다. 고객을 기망하는 영업행위가 과연 정상적인 영업 행위인가?
텔레비전에서는 또 어떻게 광고하는가? “100세까지 든든하게 보장”, “나이가 많아도 지병이 있어도 가입 가능”… 말은 그럴듯하게 포장해서 광고하고, 정작 지급할 때는 뒤통수를 친다. 이게 사기가 아니고 뭔가?
나는 고객들에게 보험회사가 언제나 착하게 보험금을 주지는 않을 것이라고 솔직히 말한다. 수십만 명의 설계사가 있지만, 이렇게까지 있는 그대로 말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
보험회사는 손해율이 높아지고, 청구 건수가 그들이 정한 내부 기준을 넘어서기 시작하면 심사를 더욱 까다롭게 만든다. 지급을 미루거나, 약관의 문구를 근거로 축소하거나, 의료자문을 통해 부지급 사유를 찾기도 한다.
물론 소비자에게도 책임이 없는 것은 아니다. 젊고 건강할 때는 보험에 관심도 없다가 아플 때가 되어서야 급하게 가입하려는 사람들이 많다. 20~30대 초반에 가입했다면 이런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훨씬 낮았을 것이다.
형평성의 문제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보험회사의 행태가 정당화될 수는 없다. 가입자가 보험사기를 치면 형사처벌을 받는다. 그렇다면 보험회사가 부당하게 보험금 지급을 거부하거나, 약관의 허점을 이용해 가입자를 속이는 행위도 동등하게 처벌받아야 하지 않을까?
현재의 법 체계는 철저히 보험회사에 유리하게 설계되어 있다. 가입자는 수백 페이지의 약관을 다 읽고 이해할 수도 없고, 의학 지식도 부족하다. 반면 보험회사는 수십 명의 변호사와 의료자문단을 동원해 지급을 거부할 명분을 찾아낸다. 이것이 공정한 계약 관계인가?
“고객님의 행복을 지켜드리겠습니다”
이 문구가 진심이 되려면, 보험회사의 부당한 지급거절에 대해서도 가입자의 사기행위와 동일한 수준의 법적 책임을 물어야 한다. 그래야만 진정한 의미의 형평성이 이루어질 것이다.
행복은 무슨, 염장이나 지르지 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