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호 칼럼] 고지의무 지뢰밭에서 벌벌 떠는 노예들, '환급금 요새' 앞에서는 단두대도 무용지물이다
글 : 이건호 (금융전략 사령관, IIC / IRC 창시자)
최근 인터넷 지식인 게시판을 순찰하다 보면 실소를 금할 수 없는 질문들이 쏟아진다. 병원에서 자궁경부암 검사를 받고 HPV 고위험군 양성 판정까지 받아놓고는, "이건 의사 권유가 아니라 제가 자의로 받은 검사니까 고지의무 위반 아니죠? 나중에 암보험 청구할 수 있죠?"라며 기적의 뇌피셜을 돌리는 질문이 대표적이다.
이 얼마나 처절하고 능지 처참한 코미디인가? 내 피 같은 생돈을 내고 가입하는 보험인데, 왜 보피아(보험사)의 눈치를 보며 "이게 고지의무 위반으로 걸릴까, 안 걸릴까" 밤잠을 설치며 벌벌 떨어야 하는가? 이것이 바로 질병에 걸려야만 푼돈을 적선 받듯 받아내는 '보험금 프레임'에 갇힌 노예들의 비참한 현실이다.
1. 보피아의 단두대와 대중의 기적의 논리
대중들은 보피아의 심사팀과 보상과 직원을 동네 구멍가게 수준으로 착각한다. "자의로 검사받은 거니 모를 거다", "문진만 했으니 추가 검사가 아니다"라며 스스로를 위로하지만, 주식회사 보피아의 데이터베이스는 그런 감성적인 핑계를 용납하지 않는다.
당신이 훗날 덜컥 암에 걸려 수술비를 청구하는 순간, 보상과 직원은 친절한 미소와 함께 '의료자문 동의서'와 '건강보험공단 요양급여내역서'라는 단두대를 들이밀 것이다. 사인을 하는 순간, 당신이 숨기고 싶었던 과거의 자잘한 병원 방문 기록은 분자 단위까지 털려 나온다. 결론은 뻔하다. 고지의무 위반으로 보험금 지급은 거절(0원)되고, 보험은 강제 해지당하며, 그동안 부었던 원금은 모조리 보피아의 낙전수익으로 증발한다.
2. 보험금 구걸? 스스로 족쇄를 차는 짓이다
보피아의 룰렛 게임에 돈을 거는 순간, 당신은 이미 지고 들어가는 것이다.
소멸성 보험은 당신이 완벽하게 건강한 상태에서, 단 1개의 고지의무 지뢰도 밟지 않고 무사히 심사를 통과한 뒤, 나중에 '약관에 정확히 부합하는 질병'에 걸려야만 돈을 내어주는 지독한 조건부 게임이다.
이 과정에서 고객은 철저한 '을'이 된다. 내 돈을 내고도 혹시나 해지당할까 두려워 전전긍긍하고, 돈을 받을 때도 보상과 직원에게 내 병력을 증명하며 굽실거려야 한다. 이것은 금융 상품을 이용하는 자본가의 태도가 아니라, 주인의 눈치를 보는 완벽한 노예의 삶이다.
3. '환급금 주도권(IIC)', 고지의무를 비웃는 절대 무기
이 썩어빠진 노예의 굴레를 박살 내는 유일한 방법은 시선을 '보험금'에서 '환급금(해약환급금)'으로 완전히 돌리는 것이다. 진정한 자본가는 보상과 직원에게 병원비를 구걸하지 않는다.
단기납 종신이나 700 종신보험에 묵직한 자본을 투입해 '강제저축'의 타임라인을 완성해 보라. 7년, 10년 뒤 원금의 108%, 120%로 불어난 이 거대한 자본은, 당신이 아프든 안 아프든, 과거에 병원 진료를 받았든 안 받았든 아무런 조건 없이 100% 통제할 수 있는 '무결점의 현찰 요새'가 된다.
병에 걸리면 그 잘난 소멸성 특약에 기대어 고지의무 위반을 걱정할 필요가 없다. 그냥 내 든든한 환급금 통장에서 당당하게 현찰을 빼서 병원비를 결제하면 그만이다. 보상과 직원이 현미경을 들이밀며 협박할 권한 자체가 존재하지 않는다.
과거의 병력 때문에 지레 겁먹고 보피아의 그물망 속에서 허우적대지 마라. "내 돈 내가 불려서 내 맘대로 쓴다"는 자본의 절대 권력 앞에서는, 고지의무라는 보피아의 알량한 지뢰밭도 그저 우스운 촌극에 불과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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