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호 칼럼] '좋은 설계'라는 40만 앵무새들의 사기극, 그리고 자본주의의 냉혹한 뺄셈
글 : 이건호 (금융전략 사령관, IIC / IRC 창시자)
오늘도 인터넷 지식인 게시판이나 맘카페에는 자신의 보험 증권을 올려놓고 "이 설계 좋은 건가요?"라고 묻는 어리석은 중생들의 질문이 넘쳐난다. 그 밑에는 어김없이 40만 명의 전업 앵무새 설계사들이 벌떼처럼 달려들어 "뇌출혈만 있고 뇌혈관 보장이 없네요", "1-5종 수술비가 빠져서 설계가 엉망입니다"라며 공포를 조장하고 얄팍한 '리모델링'을 강요한다.
하지만 나는 이 썩어빠진 자본주의의 도축장에서, 헛된 공포에 떨고 있는 대중들에게 가장 냉혹하고 명쾌한 진실 하나를 던지고자 한다. 보험 설계가 좋고 나쁘고는 1-5종 수술비가 있냐 없냐, 보장 범위가 얼마나 넓냐 따위의 쓰레기 같은 조건들로 결정되는 것이 아니다.
보험의 성공과 실패를 가르는 절대적인 기준은 오직 하나, 바로 '초등학생도 할 수 있는 뺄셈'이다.
1. 자본주의의 절대 진리 : "받은 돈 > 낸 돈 = 성공"
당신이 평생 보피아(보험사)에 납입한 보험료의 총액과, 훗날 병들어 보상과 직원에게 굽실거리며 타낸 보험금의 총액을 저울에 올려보라.
내가 돌려받은 보험금이 내가 납입한 보험료보다 단 1원이라도 많다면? 그것은 당신이 보피아와의 전쟁에서 승리한 성공적인 보험이다.
반대로, 내가 받은 보험금보다 내가 평생 갖다 바친 보험료가 더 많다면? 당신은 설계사들 수당을 챙겨주고 보피아의 강남 유리 궁전 건립에 헌신한 완벽한 '실패자'이자 자발적 호구일 뿐이다.
2. 5,000만 원을 받고도 '루저(Loser)'가 되는 기적의 마법
앵무새들은 화려한 증권을 들이밀며 "고객님, 이 설계는 완벽합니다. 암 걸리면 무려 5,000만 원을 받습니다!"라고 떠들어댄다. 고객은 그 5,000만 원이라는 숫자에 취해 자신이 엄청난 보장을 장착했다고 착각하며 든든해한다.
하지만 실상은 어떠한가? 20대부터 70대까지 앵무새들의 꼬임에 넘어가 3~5년마다 수술비 특약을 넣네 마네 하며 '리모델링'의 쳇바퀴를 돌다 보면, 당신이 평생 납입하는 보험료 총액은 가뿐하게 8,000만 원에서 1억 원을 돌파해 버린다.
훗날 기적적으로 상위 2%의 확률을 뚫고 암에 걸려 5,000만 원의 보험금을 타냈다고 치자. 당신은 과연 승리자인가? 평생 1억 원을 허공에 태우고 끔찍한 병까지 얻은 대가로 5,000만 원을 '어렵고 치사하게 돌려받았을' 뿐이다. 1억을 내고 5,000만 원을 받았다면, 아무리 보장이 빵빵하고 설계가 완벽해 보일지언정 그것은 순손실 5,000만 원짜리 완벽한 '실패작'이다.
3. '보험금'의 환상을 지우고 자본을 직시하라
'설계가 좋다', '보장이 든든하다'는 말은 결국 당신의 지갑을 털기 위해 보피아가 만들어낸 달콤한 최면 가스에 불과하다. 1억을 태워서 5,000만 원을 돌려받는 것을 '좋은 설계'라고 믿는다면, 당신의 지능은 자본주의 생태계에서 살아남을 자격이 없다.
애초에 조건부 구걸에 불과한 '보험금'이라는 단어를 머릿속에서 완벽하게 지워버려야 한다. 기적적으로 큰 병에 걸려야만, 그것도 아주 빨리 치명적으로 걸려야만 겨우 본전을 찾는 이 멍청한 카지노에서 빠져나와라.
진짜 현명한 자본가는 1원의 손실도 허용하지 않는 '해약환급금'을 목적 삼아 자신의 자본을 스스로 통제한다. 보험금이 아닌, 납입한 원금 이상을 100% 확정적으로 쥐어주는 강제저축 요새를 구축하는 것. 그것만이 아프든 안 아프든 보피아에게 내 피 같은 돈을 헌납하지 않고, 진정한 내 삶의 주도권을 거머쥐는 유일한 승리 공식이다. 안목은 곧 지능의 순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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