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호의 시사초점] "약관 공부요? 지나가던 개가 웃습니다"… 보험사의 사기극에 놀아나는 설계사들
글 : 이건호 (금융플래너 / 보험 카르텔 파괴 전문가)
보험업계에는 아주 코미디 같은 불문율이 하나 있다. 바로 늦은 밤까지 사무실에 남아 약관에 형광펜을 칠해가며 달달 외우는 설계사를 '참된 전문가'로 추앙하는 문화다.
고객의 병원비 영수증과 수백 페이지짜리 약관을 대조하며 "어? 이거 약관 1~5종 수술비에 해당하네요? 입원일당도 받을 수 있어요!"라고 기뻐하는 그들의 모습은 눈물겹도록 순진하다. 하지만 나는 감히 단언한다. 약관을 열심히 공부하는 설계사일수록, 보험의 본질을 전혀 모르는 하수 중의 하수다.
1. 가장 멍청한 전제 : "약관대로 순순히 줄 것이다?"
약관을 공부한다는 행위의 밑바탕에는 아주 기괴하고 멍청한 전제가 깔려있다. 바로 "보험사가 약관에 적힌 대로 순순히 내 보험금을 내어줄 것"이라는 믿음이다.
자본주의의 생리를 보라. 보험사와 가입자는 완벽한 '제로섬(Zero-Sum) 게임'을 하는 적대 관계다. 보험사는 단 1원이라도 안 줘야 본부장과 임원들이 수억 원대 성과급 잔치를 벌일 수 있는 집단이다. 그들에게 약관이란 고객에게 돈을 주기 위한 친절한 설명서가 아니라, "어떻게 하면 합법적으로 돈을 안 주고 지급을 거절할 수 있을까"를 연구해 촘촘하게 파놓은 '카지노의 함정 지도'일 뿐이다.
그 사기 도박판의 룰북을 달달 외운다고? 그것은 그저 대기업의 거대 자본 안에서 얌전하게 놀아나는 자발적 노예 선언에 불과하다.
2. 진짜 전사는 '약관'이 아니라 '놈들의 핑계'를 공부한다
자잘한 입원일당, 간병비, N대 수술비 특약 따위를 잔뜩 팔아치운 설계사들은 당연히 약관을 공부해야만 한다. 매번 보상과 직원들과 "이게 직접 치료네 아니네", "180일이 지났네 마네" 하며 진흙탕 말싸움을 해야 하니까.
하지만 진짜 전문가는 약관 같은 휴지조각을 보지 않는다. 그 시간에 보험사가 어떤 '핑계'를 대며 보험금을 강탈해 가는지, 그 추악한 실전 꼼수를 연구한다.
대법원 판례를 들먹이며 백내장 수술비를 통원비로 썰어버리는 수법, 자문 병원 의사에게 돈을 쥐여주고 '기왕증(노화) 100%'라는 종이 쪼가리를 만들어 지급을 거절하는 횡포. 이런 합법적 폭력 앞에서는 당신이 밤새워 외운 약관 따위는 아무런 힘을 쓰지 못한다.
3. 분쟁의 싹을 자르는 '무결점 설계'의 비밀
나는 약관 공부를 하지 않는다. 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애초에 보험사가 약관을 들먹이며 딴지를 걸 수 있는 자잘한 수술비, 입원비 특약 같은 쓰레기 담보는 고객의 설계안에 단 한 줄도 넣지 않으니까.
내가 세팅하는 무기는 오직 하나다. 대학병원 의사의 '조직검사 결과지' 한 장이면, 보험사가 의료자문이고 나발이고 입도 뻥긋 못 하고 피눈물을 흘리며 1억을 입금해야만 하는 '일반암 진단비' 같은 무결점 방패다. (수술비가 정 필요하다면 혈관 질환을 근본적으로 뚫어내는 뇌혈관/허혈성 수술비 정도면 족하다.)
결론 : 꼼꼼한 테트리스 설계에 속지 마라
당신의 설계사가 "필요한 담보를 꼼꼼하게 다 넣어드렸습니다"라며 화려한 특약 쇼를 펼친다면, 그것은 당신에게 "나중에 보험사가 지급을 거절할 수 있는 핑곗거리를 100가지쯤 만들어 드렸습니다"라는 말과 같다.
소액 청구 몇만 원에 공짜 술 얻어먹은 것처럼 기뻐하지 마라. 큰 병에 걸려 진짜 거액이 필요할 때, 보험사는 웃음기를 싹 지우고 당신의 목을 조일 것이다. 놈들의 룰북(약관) 안에서 헤매지 마라. 딴지 걸 수 없는 명확한 '진단비'로 성벽을 치고, 자잘한 특약에 버릴 푼돈은 모조리 '자가보험(내 금고에 저축)'으로 돌려 내 자본을 120% 확정적으로 불려 나가는 것. 이것만이 거대 보험사 카르텔을 비웃고 승리하는 유일한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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