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호의 시사초점] '보험 구원자' 자처하는 유튜버들의 씁쓸한 민낯… 도를 넘은 불공정 영업행위
글 : 이건호 (금융플래너 / 더블유에셋)
바야흐로 유튜브 전성시대다. 금융 정보의 비대칭성을 해소한다는 긍정적인 측면도 있지만, 최근 보험 유튜브 채널들을 살펴보면 우려를 금할 수 없는 촌극이 매일같이 벌어지고 있다. 타 설계사가 작성한 고객의 설계안을 화면에 띄워두고 "이렇게 가입하면 사기를 당한 것"이라며 호통을 치는 자칭 '보험 전문가'들의 모습이 바로 그것이다. 자신만이 유일한 정답이자 구원자인 것처럼 대중을 호도하는 이들의 행태 이면에는, 금융 시장의 질서를 어지럽히는 심각한 모순과 위법성이 자리 잡고 있다.
'구원자' 코스프레 이면에 감춰진 법인보험대리점(GA)의 탐욕
이들 유튜버가 다른 설계사의 상품을 그토록 무참히 깎아내리는 진짜 이유는 무엇일까. 대중은 이들을 '정의로운 개인 유튜버'로 인식하지만, 실상 이들 중 상당수는 수십, 수백 명의 설계사를 거느린 대형 법인보험대리점(GA)의 대표 혹은 소속 관리자들이다.
이들의 비즈니스 모델은 철저히 '기존 계약의 해지'와 '신규 가입(리모델링)'을 통해 막대한 수수료(시책)를 창출하는 데 맞춰져 있다. 예를 들어, 보상 분쟁을 원천 차단하기 위해 고객이 든든하게 '일반암 진단비 1억 원'을 세팅해 두었음에도, 이들은 "세분화된 통합암 진단비로 쪼개서 넣지 않았다"며 이를 폄훼한다. 완벽한 방어막을 헐어버리고 자사의 상품으로 다시 가입시켜 매출을 올리기 위한 얄팍한 상술이다. 고객의 자산 보호는 뒷전인 채, 대리점의 실적을 위해 대중의 불안 심리를 자극하는 것이다.
동료 비방으로 쌓아 올린 실적, 명백한 '불공정 영업행위'
더욱 심각한 문제는 이들의 방송 행태가 명백히 법의 테두리를 벗어나 있다는 점이다. 현행 금융소비자보호법(금소법)과 보험협회의 광고 심의 규정에 따르면, 객관적인 근거 없이 타 모집인을 비방하거나 부당하게 비교하여 소비자의 불안을 조장하는 행위는 엄격한 '불공정 영업행위'로 규정되어 있다.
또한, 모든 설계사가 서약하는 '보험모집인 윤리준칙' 역시 동료를 매도하여 부당한 이득을 취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은 유튜브라는 뉴미디어의 특성을 악용해 전국의 성실한 설계사들을 잠재적 범죄자로 매도하고 있다. 감독 당국의 철저한 모니터링과 제재가 시급한 이유다.
거대 자본(보피아)의 진짜 횡포 앞에서는 침묵하는 모순
동료 설계사들을 향해서는 날 선 비판을 서슴지 않는 이들이지만, 정작 거대 보험사(보피아)가 아픈 환자들을 상대로 벌이는 불합리한 만행 앞에서는 철저히 침묵한다.
고객이 중증 질환에 걸려 보험금을 청구했을 때, 보험사가 '의료자문' 제도를 악용하여 "직접적인 치료가 아니다", "과잉 진료다"라며 보험금을 부당하게 삭감하려는 보상 분쟁의 최전선에 이들의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상법과 약관을 무기로 거대 자본의 법무팀과 맞서 싸우고, 전문 손해사정사와 연계하여 고객의 권리를 쟁취해 낼 '진짜 실력'과 '책임감'이 부재하기 때문이다.
보험은 맹신하는 종교가 아닌 철저한 '금융'이다
보험은 맹목적으로 누군가를 추종해야 하는 종교가 아니다. 질병이라는 불확실성을 두고 벌이는 '진단 내기'이자, 거대 자본의 유혹에 흔들리지 않고 끝까지 납입을 유지해야만 승리할 수 있는 냉혹한 '완납 내기'라는 금융 시스템이다.
자신을 신격화하며 질문하는 소비자를 차단하고 맹신만을 강요하는 자들을 경계해야 한다. 소비자는 권위주의에 기댄 자극적인 선동이 아니라, 명확한 약관 해석과 팩트로 보상 분쟁을 사전에 차단해 주는 진짜 금융 전문가를 찾아야 할 때다. 감독 당국 역시 시장을 교란하는 유튜브 발(發) 불공정 영업행위에 대해 더 이상 좌시해서는 안 될 것이다.